
‘Q-Day’는 Quantum Day의 줄임말로,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는 날을 뜻한다. 이 용어는 특히 금융, 군사, 암호화폐 업계에서 점점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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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보안 시스템은 RSA, ECC(타원곡선암호) 등 수학적 복잡도에 기반한 암호화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활용해 이 복잡도를 단시간 내에 뚫을 수 있다. 이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온라인 뱅킹, 이메일, 블록체인 지갑 등 거의 모든 디지털 보안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Q-Day는 사이버 보안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양자컴퓨팅이 비트코인을 해킹할 수 있을까?
많은 기사에서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을 해킹한다”는 표현이 쓰이지만, 이는 과장된 해석일 수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알고리즘을 깨기 위해서는 수백만 개의 오류보정 가능한 고품질 큐비트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구글의 ‘윌로우’ 칩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요라나 1’ 칩은 이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해커가 지금 비공개 키와 트랜잭션 데이터를 수집해두었다가, Q-Day에 이를 해독하려 한다면 위험은 실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공개키가 노출된 지갑이나 장기 보유 지갑은 큰 타깃이 될 수 있다.
포스트 양자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란?
Q-Day에 대비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바로 ‘포스트 양자 암호’다. 이 기술은 양자컴퓨터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 알고리즘을 뜻한다.
미국 NIST(표준기술연구소)는 이미 포스트 양자 암호 알고리즘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중 대표적인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다:
- CRYSTALS-Kyber: 키 교환에 사용
- CRYSTALS-Dilithium: 디지털 서명용
앞으로 새로운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토콜에서는 이들 알고리즘을 기본 탑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대응 현황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은 Q-Day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 이더리움(ETH): 차세대 버전에서 양자내성 서명 알고리즘 적용 가능성 논의 중
- 카르다노(ADA): 연구단계에서 포스트 양자 기술 적용 검토
- 새로운 체인들: 출시 초기부터 포스트 양자 암호를 기본으로 설계하는 경우도 존재
- 지갑 개발사: 일부 지갑은 실험적으로 양자내성 알고리즘을 탑재한 베타 버전 출시 중
이처럼 블록체인 업계도 빠르게 적응하려 하고 있으며, Q-Day를 대비한 기술적 이전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결론: 창과 방패의 진화는 끝나지 않는다
양자컴퓨팅은 분명 현재 암호체계의 강력한 위협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미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창(양자컴퓨터)이 뚫기 전에 방패(Post-Quantum Cryptography)를 준비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Q-Day는 현실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업계 전반의 기술적 진화와 함께 도래할 것이며, 우리가 그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공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