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AI 칩 시장이 요동쳤다. 지금까지 이 시장의 절대 강자는 단연 엔비디아였다. 하지만, 그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바로 AMD가 공개한 AI 서버 플랫폼 ‘헬리오스(Helios)’다. 헬리오스는 단순한 서버가 아니다. MI400 GPU 72개가 탑재된 초고성능 랙형 서버로, AI 훈련과 추론을 위한 대규모 연산을 하나의 엔진처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괴물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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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도 플랫폼 시대” – Helios, 왜 중요한가?
AI 칩 시장은 단순한 칩의 싸움을 넘어, 전체 시스템 생태계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NVLink와 NVL72 서버를 중심으로 폐쇄적인 구조를 고수해왔지만, AMD는 오픈 스탠더드(Ultra Ethernet, UALink 등)를 전면에 내세운 Helios로 판을 흔들고 있다.
Helios에는 AMD의 차세대 CDNA 4 기반 GPU인 MI400 시리즈가 72개 탑재된다. 여기에 EPYC Venice CPU, Pensando Vulcano NIC까지 결합되어, 서버 한 대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팅 유닛처럼 동작한다. AMD는 이 서버를 통해 단순한 칩 제조사가 아니라, 통합 AI 플랫폼 공급자로 변모하고 있음을 선언한 셈이다.
MI400, MI355X – 성능은 얼마나 강력한가?
이번 발표에서 AMD는 Helios 외에도 MI400, MI350X, MI355X 등의 GPU 라인업을 공개했다. 특히 MI355X는 수랭 방식으로 냉각되며, HBM3E 메모리 최대 288GB, 대역폭 8TB/s를 자랑한다. 기존 MI300X 대비 최대 3배, 추론 성능 기준으로는 엔비디아 최신 GPU(B200, GB200) 대비 최대 1.3배까지 앞선다고 한다.
한편 MI400은 FP4 기준 최대 40 PFLOPS의 연산 성능을 지니며, HBM4 메모리 최대 432GB까지 탑재 가능하다. 오픈AI가 특히 이 칩의 메모리 확장성과 유연한 아키텍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샘 알트먼, 직접 등판… OpenAI의 파트너는 이제 AMD?
이번 컨퍼런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샘 알트먼(OpenAI CEO)의 무대 등장이다. 그는 “처음 스펙을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었다”며, MI400 기반 서버 설계에 OpenAI 엔지니어들이 참여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MI400이 단순히 AMD가 만든 GPU가 아니라, AI 기업이 직접 참여해 맞춤 설계한 칩이라는 것이다.
이는 OpenAI가 앞으로의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AMD를 주요 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Oracle, Meta, Microsoft도 AMD 선택… “13만개 주문”
오픈AI 외에도, AMD의 이번 MI 시리즈는 대형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오라클은 MI355X 칩을 무려 13만 개 주문하며, 자사 고객을 위한 초대형 AI 클러스터를 구축 중이다.
메타는 자사의 LLM 프로젝트인 ‘라마’의 추론에 AMD 칩을 활용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코파일럿 기능에 AMD 칩을 적용 중이다. 클라우드 AI 스타트업 크루소(Crusoe)는 무려 4억 달러(한화 약 5,500억 원) 규모의 MI355X 구매 계약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AMD는 빠르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며, 단순히 ‘대안’이 아닌 ‘선택지’ 이상의 위상을 확보해가고 있다.
주가는 하락했지만, 본질은 달라졌다
놀라운 것은 이 발표에도 불구하고 AMD의 주가는 2.2% 하락 마감했다는 점이다. 서밋 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킨가이 찬은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위치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건 단기적인 시장 반응일 뿐이다. 실제로 대형 AI 기업들이 AMD로 옮겨가는 조짐은 분명하며, AI 서버 시장의 흐름이 폐쇄형 플랫폼에서 개방형 에코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
AMD는 칩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이제는 AI를 위한 컴퓨팅 생태계를 설계하는 플레이어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점이 바로, Helios다.
